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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당신 회사의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해준다'고 제의한다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 아마도 욕이 먼저 튀어 나올 성 싶다.
그러나 이같은 해킹 제안이 사실은 컨설팅 서비스라면 얘기는 좀 달라질 것이다.
'모의해킹'을 통해 사이트의 취약점을 파악한 후 기업 경영자나 사이트 담당자에게 보완할 부분을 알려주고 해결방법(솔루션)까지 제공하는 보안컨설팅서비스라면 말이다. 물론 이런 작업은 비밀리에 이뤄진다.
패닉시큐리티(www.panicsecurity.com)는 이같은 해킹 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기업이다. 짐작대로 해커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회사다.
패닉시큐리티에 모인 해커들의 지휘관인 신용재 대표는 회사소개에 앞서 해커라는 '말뜻 풀이'에 공을 들였다.
"해커들은 사회에서 자신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을 싫어한다. 전산망을 뚫어 허점을 발견하고 흔적을 남기는 등 '실력'을 과시하지만 데이터를 지우거나 시스템을 다운시키는 피해는 입히지 않기 때문이다."
신 대표의 해명(?)은 이어진다. "실제 시스템에 칩입해 피해를 입히는 사람은 해커와 구분해 '크래커'라 부른다. 그래서 해커들은 자신을 '하얀 모자', 크래커는 '검은 모자'라 부른다."
해커에 대한 설명을 마친후 비로소 패닉시큐리티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지난해 8월 보안업체들에 흩어져 일하던 해커들이 뜻을 모아 설립했다. 그 이전에도 해킹을 연구하는 동호회 형식의 친목모임이 있었고 그 모임의 이름이 패닉시큐리티였다."
그들이 뜻을 모으게 된 배경은 우리나라 웹사이트들의 심각한 보안의식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신 대표는 "지난해 정부기관과 언론사, 주요 기업들의 사이트가 잇따라 해킹당하는 등 갈수록 웹해킹이 빈번하게 일어나 좀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해결방법을 찾자는 논의를 하다가 결국 회사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킹을 당하면 데이터가 왜곡되고 서비스가 중단되는 피해가 발생한다. 그러나 신 대표에 따르면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신 대표는 "요즘은 인터넷이 내부 전산망에도 활용되기 때문에 기업의 인트라넷이나 웹기반 데이터베이스에 담긴 자료들도 얼마든지 유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안업계에서 활약하던 해커들이 회사를 만들었다는 소문은 금방 퍼졌다. 지난 6개월간 정부기관, 통신회사, 금융기관, 보험회사, 대기업 등 7~8곳이 해킹 의뢰를 해왔고 이들 사이트의 취약점을 분석해 컨설팅을 해주었다.
컨설팅 서비스와 함께 패닉시큐리티는 이를 토대로 웹사이트 취약점 자동분석도구인 '피에스스캔웹(PS ScanW3B)'도 개발, 공급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웹 애플리케이션 소스 코드를 자동으로 분석한 뒤 취약점을 찾아내는 게 특징. 자동 컨설팅 도구인 셈이다.
신용재 대표는 "외국 제품은 더러 소개된 적이 있지만 국내 개발자들이 우리 실정에 맞춰 개발한 제품으로는 처음"이라며 "국내 사이트에서 많이 사용되는 스크립트와 플래시에 대한 취약점도 쉽게 분석할 수 있으며 공격자의 입장에서개발됐기 때문에 사이트를 개편할 때마다 이 소프트웨어를 한번씩 돌려보면 약점을 자동으로 찾아낼 수 있다"고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패닉시큐리티는 올들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산티'(Santy)웜에 대한 취약점을 확인할 수 있는 스캐너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산티웜은 PHP(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된 인터넷 사이트를 공격, 웹사이트를 변조시키는 웹서버 공격 전용 악성코드다.
국내 인터넷 사이트들이 외국 해커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 이에 대해 신용재 대표는 우리 사이트들이 훨씬 복잡하고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프로그래머들이 고객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웹사이트에 반영하고 사이트도 자주 개편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안문제에 허점이 생길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란다.
이런데도 국내 사이트 운영자들의 웹해킹에 대한 대비는 아직 허술하다. 신용재 대표는 "모의해킹의 경험이 많은 우리 회사 구성원들에 따르면 해당 기관의 규모가 크고 작고를 막론하고 대부분 웹해킹에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방화벽이나 침입탐지 등의 보안 제품을 맹신한 결과"라고 못박았다.
신 대표는 "적을 이기기 위해서는 적을 알아야 하듯 웹 보안을위해서는 웹 해킹을 알아야 하며, 소스 차원에서의 문제점 분석과 해결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민간기업은 해킹을 당해도 기업이 손해보면 되지만 정부부처나 정당, 단체, 공기업, 교육기관 등 공공기관이 해킹을 당하면 그 피해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신 대표는 끝으로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보안의식에 심각성을 지적했다.
"정부 차원에서 웹해킹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서 웹 보안에 대한 항목의 신설이 필요하며, 웹 해킹의 대비책에 대한 투자도 서둘러야 한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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